[인터뷰] 인상주의 풍경화의 재창조: 삼성 아트 스토어X에린 핸슨

“기술의 창작 트렌드가 어디로 향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그림들이 AI 모델에 영향을 미치고 있듯

미래 기술의 기반은 언제나 인간의 독창성일 것이라 확신한다”

– 예술가 에린 핸슨(Erin Hanson)

에린 핸슨이 예술가로서 살아온 여정은 그가 그리는 풍경화만큼이나 찬란하다. 그는 자연을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하며 여덟 살부터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 서부 레드락 캐니언(Red Rock Canyon)과 태평양 연안의 색조에 영감을 받은 핸슨은 자연의 본질을 표현하는 대담한 색상과 생생한 질감의 붓 터치를 내세우는 ‘열린 인상주의(Open Impressionism)’ 화풍을 개척했다.

핸슨의 독특한 작품들은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의 ‘아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더 프레임 출시 이후 세계적인 온라인 미술 갤러리 ‘사치아트(Saatchi Art)’와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이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집에서 편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핸슨의 작품들도 사치아트의 콜렉션에 포함돼 있다.

삼성 뉴스룸은 핸슨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에게 영감을 주는 풍경과 예술계의 기술 혁신, 그리고 전통적인 갤러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형 경험’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 에린 핸슨 Erin Hanson

‘열린 인상주의’의 원천이 된 자연의 아름다움

Q: 예술가로서의 여정을 소개해달라. 언제부터 그림을 그렸고, 어디서 영감을 받아 지금의 스타일을 확립했는가?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고 여덟 살 때부터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과거 많은 유명 미술가들이 유화를 그렸기 때문에 유화에 끌렸다. 물감을 칠하고 기름 냄새를 맡을 때면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들과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미국 네바다(Nevada) 주의 레드락 캐니언을 자주 등반하며 그곳의 강렬한 색과 아름다운 사막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받았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내가 경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기 위해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다. 400여 점의 시도 끝에 고유한 스타일을 개발해 ‘에린 핸슨’의 작품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이후 이 스타일을 ‘열린 인상주의’라고 부르게 되었고, 지금까지 작품 3천여 점을 완성했다.

Q: ‘열린 인상주의’ 화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색과 빛,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다. 인상주의를 기반으로 야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열린’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물감을 두텁게 바르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으로 붓질을 겹치지 않고 나란히 칠해 그림을 그린다. 캔버스에 페인트를 문지르거나 붓으로 색을 섞지 않기 때문에 색깔이 생생하고 질감이 풍부하다. 붓질 사이사이로 밑그림이 살짝 보여 스테인드 글라스나 모자이크 같아 보이기도 하다.

새벽의 사와로 선인장(Dawning Saguaro, 2021)

▲ 새벽의 사와로 선인장(Dawning Saguaro, 2021)

Q: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주 그리는데, 뮤즈가 된 장소가 있는지? 그런 장소가 창작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첫 뮤즈는 네바다 주의 레드락 캐니언과 유타(Utah)주 남부였다. 이후 자이온(Zion), 브라이스 캐니언(Bryce Canyon),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캐니언 드 셰이(Canyon de Chelly) 등 이 지역 국립 공원들을 탐험했다. 사막 특유의 색상과 추상적인 풍경은 절대 질리지 않는다.

캘리포니아(California)로 돌아온 후 태평양 연안, 특히 카르멜(Carmel)과 멘도시노(Mendocino)를 자주 탐험했고 캘리포니아 와인 컨트리(Wine Country)의 포도밭이나 오크 나무,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들을 그리는 데 푹 빠졌다. 요세미티(Yosemite)와 타호 호수(Lake Tahoe)에서 만끽할 수 있는 색상과 계절 또한 매우 아름답다.

“물감을 칠하고 기름 냄새를 맡을 때면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들과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더 프레임에서 만나보는 자연의 화려한 컬러

Q: 아트 스토어에 있는 본인의 작품들 중 더 프레임에 전시할 작품 세 가지를 추천한다면?

해안가의 양귀비 꽃II (Coastal Poppies II, 2020)

▲ 해안가의 양귀비 꽃II (Coastal Poppies II, 2020)

해안가의 양귀비 꽃 II(Coastal Poppies II)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 하트 캐슬(Heart Castle)과 빅 수르(Big Sur) 근처 해안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닷물은 풍부한 아쿠아마린 색을 띠는데, 양귀비가 1번 고속도로를 따라 꽃을 피운다. 그 색채와 질감의 대조가 풍부한 영감을 줬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면 태평양 연안의 끝에서 야생화와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듯하다.

사과 꽃 (Apple Blossoms, 2023)

▲ 사과 꽃 (Apple Blossoms, 2023)

사과 꽃(Apple Blossoms)은 집 근처 30년 된 사과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특별한 그림이다. 오리건(Oregon)주 윌라메트 계곡(Willamette Valley)으로 이사 온 다음부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나무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400여 점의 시도 끝에 ‘열린 인상주의’ 화풍을 확립했고, 지금까지 작품을 이미 3천여 점 완성했다. 자연의 빛과 색깔이 주는 아름다움은 질리지 않는다”

벚꽃(Cherry Blossom)은 오리건주 맥민빌(McMinnville)에 위치한 내 갤러리 근처의 벚나무 숲을 담고 있다. 완벽하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분홍색 벚나무들이 봄을 알린다.

벚꽃 (Cherry Blossom, 2023)

▲ 벚꽃 (Cherry Blossom, 2023)

기술X예술, 몰입을 더하다

Q: 아트 스토어의 오랜 파트너인 사치아트와 함께 일하게 된 계기는?

‘열린 인상주의’ 화풍으로 유화를 3,000점 이상 그리면서 이들을 세상과 공유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 답 중 하나가 사치아트, 그리고 삼성 아트 스토어와의 협업이었다. 사치아트는 더 프레임을 통해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지만, 오리지널 예술 작품 전시에 있어 최고의 온라인 허브이기도 하다. 전문적으로 엄선된 컬렉션과 다양한 스타일, 매체를 오가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디지털 형식의 아트 스토어는 더 프레임의 대화면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SNS의 섬네일로는 볼 수 없는 실제 붓 터치와 질감의 리듬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Q: 더 프레임에 작품을 전시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

더 프레임은 실제 작품이 걸릴 만한 벽면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특히 더 좋아한다. 작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질감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컬러도 정확하게 표현되는 것을 보고 색감이 특히 중요한 내 ‘열린 인상주의’ 작품에 최적이라 생각했다.

고해상도의 아트 스토어 전시를 위해서는 갤러리 방을 가득 채울 만큼 큰 대형 스캐너를 사용한다. 스캐너가 다섯 가지 각도에서 작품을 촬영한 후 그림자를 처리한다. 이미지 위 작은 그림자들이 입체감을 주고, 붓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생동감을 부여한다. 빛 아래에서 유화 물감이 반짝이는 느낌을 만들어 작품에 사실감을 더한다.

*역자 주: 2024년형 ‘더 프레임(The Frame)’은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으로부터 디스플레이 최초로 ‘아트풀 컬러 인증(ArtfulColor Validated)’을 획득하며 뛰어난 색 재현력과 차별화된 화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Q: 예술계에서 기술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보는가? 앞으로 예측되는 해당 트렌드의 방향은?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더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 예로 지클레이 프린트(Giclee Print, 원작과 구분하기 어려운 고화질의 인쇄 방식)나 고화질 초대형 디지털 전시가 가능해졌다. 이후에는 ‘에린 핸슨만의 몰입감 있는 경험’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초대형 디지털 전시 속에서 사람들이 내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작품 속 움직이는 자연에 둘러싸이길 바란다.

창작 측면에서도 여러 AI 모델들이 예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술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트렌드가 어디로 향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그림들이 AI 모델에 영향을 미치고 있듯 미래 기술의 기반은 언제나 인간의 독창성일 것이라 확신한다.

Q: 다가오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인상주의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파리로 가서 유명한 작품들이 그려진 장소에 가볼 예정이다. 센 강(la Seine)에서 출발해 르아브르(Le Havre)와 프랑스 남부까지 가려고 한다. 그 후엔 첫 인상주의 전시회 조직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컬렉션을 만들 계획이다.

이 컬렉션의 작품들은 올해 9월 ‘센 강의 잔상(Reflections of the Seine)’이란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이 링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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